무구정광 대다라니경


무구(垢) 티끌 없이

정광(淨光) 청정하고 빛나는 

대다라니경(大대 다라니 경.



한자로 되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라는 말은


티끌 없이 청정하고 빛나는 대 다라니 경이라는 뜻이다.



다라니 경은 당나라 시대에 '마타산'이라는 승려가 번역한 책의 이름이다.




다라니 경을 불탑 안에 넣음으로써 얻어지는 주술적인 효과가 있었다.

생명을 연장한다거나, 이 경을 베껴 써서 넣으면 큰 공덕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래서 탑을 건립할 때 다라니경을 함께 사리함에 봉인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은 우리에게 친근한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되었다,

1966년에 석가탑을 해체, 복원공사를 진행하다가 발견되었다.




두루마리 모양의 인쇄물로 통일 신라 시대인 약 751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석가탑에서 발견되어 국보 제 126호로 지정되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오래된 유물이라는 것 이외에도 주목할만 한 점이 한 가지가 있다.


이 유물이 가지는 부제는 '세계 최고(제일 오래된) 불경인쇄본'이라는 것이다.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쇄본으로 유명하다면


이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본으로써 유명하다.





이는 일본의 '백만탑다라니경'보다 20년 앞서는 셈이다.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 아니라 신라에서 조판되었음이 확실함으로 한국 고인쇄문화의 높은 수준을 증명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다라니경은 일종의 주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다라니경은 '도화라국'의 미타산이라는 이름의 승려가 법장과 함께 당나라 무주 말년인 장안 연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도화라국()이라는 이름의 승려 미타산()이 법장()과 함께 당나라 무주() 말년인 장안 연간(, 701∼704)에 한역하여 대장경에 편입한 것이다. 멸죄연수(: 죄를 씻고 수명을 연장함)의 법을 구하기 위해 옛 탑을 수리하거나 조그마한 탑을 무수히 만들어 그 속에 공양토록 한 경전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垢淨光大陀羅尼經]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경전의 내용처럼 조그마한 탑을 만들어 그 속에 공양토록 한 경전이다.

경전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라 탑 속에 공양된 것이다.


신라를 거쳐, 고려를 거쳐, 조선을 지나 왜란과 호란을 겪고 일제와 전쟁을 겪고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어도 우리 조상들의 흔적이 지금까지 무사히 잘 전해졌다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Daum백과] 무구 정광 대다라니경과 백만탑다라니경 – 과목별 학습백과 동아시아사 고등, 천재교육 편집부, 천재학습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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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수많은 업적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한글을 창조해낸 것이다.

 

 

 

의무 교육과정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나랏말싸미'라는 말은 익숙하게 알고있다.

이 말이 훈민정음에 등장하는 말이라는 것도 알고, 훈민정음 맨 첫 번째에 나오는 것도 대부분이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훈민정음이 한글을 창제한 위대한 그 어떤 업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도 정확히 어떻게 내용을 풀어내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얼마나 자세하고 또 사려깊게 문자를 창조해냈는지 서문만 읽어도 알 수 있다.

 

 

 

 

 

1. 한자 음

 

 

훈민정음은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서 만든 글이었다.

 

 

그런데 훈민정음을 막상 펴보면 한자가 적혀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글과 한자가 섞여 있어서 이를 멀리한다.

 

 

한자를 모르면 훈민정음을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자가 써있고 오른 쪽 밑에 꽤 익숙한 한글이 보인다.

한자도 읽고 한글도 읽는 게 아니라

 

 

한자의 음을 한글로 써준 것이다.

 

한자를 몰라도 우리나라말로 발음하여 읽을 수 있게 했다.

 

世宗(세종) 御製(어제) 訓民正音(훈민정음)

 

 

어제란 임금이 몸소 글을 짓거나 물건을 만든 것을 뜻하는 단어다.

 

세종(임금)이 직점 지은 훈민정음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한자를 읽지 않아도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한자를 빼놓고 한글만 읽으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문짜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세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않는다)

 

'사맛디'라는 단어는 과거에만 쓰였던 듯 하다. '사맛디 아니하다'가 현대어로 '통하지 않는다'가 되었다.

 

 

 

이런 절차로 어린 백성이 니르고져 할뺴있어도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할 바 있어도)

 

어떤 일의 순서를 뜻하는 '절차'라는 말은 과거에 '까닭' 또는'이유'로 쓰였다.

또 어린이라는 의미가 '어리석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마침내 제 뜻을 시러 펴디 못 할 노미 하니라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현대어에서 '놈'은 누군가를 낮춰 부르는 말이었지만 과거에서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니라'라는 말도 현대에서 처럼 '하다'의 뜻으로 쓰이는게 아니라 '많다'의 의미로 쓰인다.

 

 

 

내 이를 위하야 어엿삐여겨 새로 스물여덟짜를 맹그노니

 

(내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자를 만드노니)

 

'어엿삐여기다'가 현대에서 처럼 '어여쁘다'라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정반대의 의미인 '가엾다'로 해석된다.

이처럼 훈민정음, 즉 한글 언해를 볼때는 뜻의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사람마다 하여 쉬이니겨 날로 브쓰매 편하킈 하고져 할따라미니라.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쓰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이 부분은 현대어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듯 지금 쓰는 말과 같은 말도 있고

지금 쓰는 말과 뜻이 다른 단어들이 많다.

 

 

같은 글자를 쓰지만 그 사이에 세월이 녹아있다.

 

 

서문만 읽어도 매우 흥미롭다.

 

 

세종은 정말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이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이후로 세종은 이 훈민정음을 가지고 여러 책들을 번역했다.

그 번역본을 살펴보면 훨씬 더 다양하고 다채롭게 우리 중세 국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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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디즈니는 대세다.

 

 

2017년 1월에 한국에서 개봉한 모아나는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디즈니의 겨울 애니메이션은 '흥행 불패'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확실히 재밌다.

예전의 그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성인들이 봐도 재밌다.

성인들이 봐도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모아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5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다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차이를 두자면 모아나는 '뮤지컬'애니메이션이다.

 

 

 

<겨울왕국>, <라이온 킹> 등 디즈니의 굵직한 애니메이션들이 다 이런 '뮤지컬'애니메이션 형식을 취한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더 흥미로운 건 상당한 수준의 음악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겨울왕국>도 그렇고 <라이온 킹>도 그렇고 적어도 해당 애니메이션의 테마곡은 대중가요 이상으로 인기를 끈다.

 

 

 

 

모아나도 마찬가지다. 

 

 

<겨울왕국>을 뒤이어 디즈니에서 3년 만에 내놓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로, 

작곡가는 <인 더 하이츠>로 토니상을 수상하고 그 뒤 2015년 뮤지컬 <해밀턴>으로 스타와 천재 예술가의 반열에 오른 린 마누엘이 맡았다.

 

<라이온 킹>의 음악을 맡았던 마크 만치나와 폴리네시아 퓨전 음악 그룹 Te Vaka의 리더인 오페타이아 포아이도 작곡에 참여했다.

 

 

 

 

이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모아나의 ost는 흥행 불패의 공식을 깨지 않았다.

 

 

디즈니 장르의 노래가 되었다.

 

 

 

 

 

모아나는 폴리네시아 지역의 이야기다.

 

 

폴리네시아 지역에 하와이와 뉴질랜드가 둘 다 포함되는 것을 모르고 영화를 본다면

이 모아나라는 영화를 한 문화에만 초점을 맞춰 해석할 수 있다.

 

 

하와이안 복장을 한 사람들이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문신을 하는 등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폴리네시아는 하와이와 뉴질랜드를 전부 포함한다.

 

꽤 넓은 권역이다.

 

 

이 지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아주 먼 거리에 떨어져있지만 인종도 비슷하고 언어도 비슷하다.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언어로 하와이 카나카족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모아나에서 항해자들을 그린 것을 보면 디즈니는 이런 사실을 충분히 잘 이용했다.

 

 

이런 역사적이고 실제적인 사실을 이야기로 녹여내는 디즈니의 능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래서 모아나는 볼거리가 많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있는 마오리 족, 즉 뉴질랜드 문화와 하와이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그 특성이 아주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마우이 전설'이다.

 

영화에서는 마우이 전설을 그려낸다.

 

 

반신반인(Demigod)인 마우이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마우이 전설은 뉴질랜드의 전설이다.

뉴질랜드의 영웅으로 유럽 신화와 비슷한 내용이 많다.

 

 

 

 

 

 

 

 

그는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준다.

그는 태양에 망을 씌워 태양의 운행을 인간에게 알맞게 해준다.

그는 하늘을 들어올려 인간이 살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그는 섬을 끌어올려 인간들이 살 수 있는 땅을 만들어 주었다.

 

 

뉴질랜드 북섬은 현지 언어로 '테 이카아마우이'이다. 

마우이의 물고기라는 뜻이다.

남섬은 현지 언어로 '테 와카아마우이'이다

마우이의 카누라는 뜻이다.

 

 

뉴질랜드의 주요 섬의 이름에 마우이의 이름이 들어가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반신반인들의 이야기와 닮았다.

해라클래스의 이야기,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이렇듯 디즈니는 신화를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어낸다.

 

 

 

신화는 단순히 전해져 내려오는 단순한 이야길기가 아니다.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온 만큼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신비한 것들이 많다.

디즈니는 이런 신화를 이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신화를 재해석하고 다른 창작물로 탄생시킴으로서 디즈니는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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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긴 수많은 예시들이 있다.

 

한 개인이 불후의 작품을 남겼고 개인이 남긴 작품은 시대를 지나 우리에게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보면 일제 감정기 말, 

조선인들이 조선말을 쓰지 못했을 때 탄생한 작품들은 그 찬란한 빛을 발한다.

조선말을 쓰지 못했을 때보다 더 아름다운 조선말이 일제 강점기 시에 녹아있다.
인간들이 억압받는 환경에 있다고 해서 예술이 부흥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예술이 부흥하지 못한다고해서 인간들이 부흥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예술은 인류를 배반한다.
이 아이러니가 예술을 예술답게 만든다이 아이러니가 오히려 인간을 중요한 위치에 놓는다.
예술의 이런 자율성은 인간의 그 어떤 고유한 부분에 의미를 더한다.인간에게서 나오는 반짝이는 그 무엇인가가 예술을 만든다.예술은 인간과 함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지 않다.

인간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사라진다.

 

 

과거 어디에나 흐르던 실개천과 현재 콘크리트 위를 흐르는 물은 엄연히 다르다.
김재하의 시 '무화과'에서 '개천을 뛰어넘는 고양이'라는 아름다운 시구는 이제 과거에서만 탄생할 수 있는 시구가 되었다.

개천은 이제 옛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았다.

그 장소를 직접 목도한 사람들만 남았다.

 

공간 자체가 사라진다. 

개천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이제 그 공간은 영원히 사라진다.

 

기억이 세월을 흐르게 할 매개물 자체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

후대에는 김재화의 시에서 나오는 '개천'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해석할 수 없게 된다.

 

 

과도한 개발로 그 공간을 목격할 기회가 사라진다. 

한 공간에 대한 기억들이 사라져간다.

과도하게 획일화되고 개발되고 있는 세계는 예술에 대한 인간의 감수성을

충분히 자극시키지 못하게 되었다.

 

 

 

물이 굽어 흐르던 자리에는 이제 회색의 콘크리트 도로가 있을 뿐이다.

 

개발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개발이 의미하는 것이 단순하게 자연이 파괴된다는 1차원적인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인간의 소중한, 인간의 고유한 지켜야할 그 무엇인가가 사라져버리는 것에 대해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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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에서 '마술'이라는 것은 종교적인 행위와는 달랐다.

 

 

 

기도라는 것은 없고, 신성한 힘이나 존재를 숭배하지도 않았다.

 

어떤 영적 존재들에 대한 신앙 같은 것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구석기 시대에는 종교적인 그 무엇인가는 없었던 듯 하다.

 

 

 

 

 

구석기 시대의 마술적 행위란 신비스러울 것 없는 기술이자 사무적인 활동이었다.

동굴벽에 동물 그림을 그린 것은 짐승이 그 속에 걸려들게 되어 있는 '함정'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짐승이 걸려든 함정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그림은 대상의 재현이자 대상 그 자체며, 소망의 표현임과 동시에 소망의 달성이었기 때문이다.

 

구석기 시대의 이 '사냥꾼 예술가'는 그림을 그림으로써 실물 자체를 소유한다고 믿었고

그림을 그림으로써 그려진 사물을 지배하는 힘을 얻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그림 속 동물을 죽이면 실제의 짐승도 죽게 마련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술'이다. 

철저히 실제적인, 실용적인 의미의 마술이 되었다.

 

 

 

이들의 마술은 결코 상징적인 대체행위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직접적인 행동이었다.

동굴 벽에 동물을 그렸다면 진짜 동물을 한마리 만들어낸 것이라 믿었다.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은 허구와 가상세계, 현실을 이분법적으로 구별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인류학자 레비브륄의 책에 나오는 어떤 쑤(Sioux)족 인디언의 사고방식과 같았다.

어떤 탐험가가 인디언의 영역에 가서 들판에 있는 소들을 그림으로 그려갔다.

그러자 인디언이 '저 사람이 우리네 들소를 여러마리 자기 책에 넣어간 것을 나는 안다'는 말을 했다.

 

 

 

이들은 예술의 세계가 일상 현실세계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예술세계과 현실세계를 철저히 분리시키는 세계관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지만 이분리시키지 않는 경향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이를테면 피그말리온(Pygmalion)이 자기가 조각한 여성에게 사랑을 느꼈다

또 동양의 전설 중에는 그림에 그린 꽃에 새나 나비가 날아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림 속의 어떤 인물이나 동물이 문을 통해 바로 실제 삶의 세계 속으로 걸어들어오는 이야기들이다.

 

 

 

 

예술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사라진다.

그러나 역사시대에 접어들고 나서는 이런 경계선은 명확하고, 뚜렷해진다.

 

 

 

역사시대에서 세계를 나누는 경계선을 아주 뚜렷하게 정했기 때문에, 또 지금 우리는 역사시대에 살고있기 때문에 

그 반향으로 구석기시대의 회화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구석기 시대의 회화에서는 그리는 모든 것들이 명명백백한 하나의 사실이며 예술이 아직 전적으로

'실생활'에 봉사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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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그려진 벽화를 보고나면 '옛날'에 그린 그림이구나, 원시인들이 그린 그림이구나 하고 넘어가기 십상이다. 

 

 

그러나 동굴에 그려진 벽화들도 그 시대가 나뉜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

 

 

 

위에 있는 사진은 프랑스 쇼베 동굴에 그려진 그림이다. 

약 30000만년 전에 그려졌다.

 

 

 

꽤나 사실적이다.

구석기 시대의 그림에서 인상주의 화가의 향기가 느껴진다.

 

 

 

 

 

 

 

이 그림은 알제리 타실리 유적의 벽화다.

신석기 시대의 벽화로 기원전 약 4000년쯤 그려졌다.

 

 

 

 

위 쪽에 있는 그림이 더 최근 그림인 듯 보이지만

아래 쪽에 있는 그림이 더 나중에 그려진 그림이다.

 

 

 

신석기 시대에 그려진 그림이 더 원시적으로 느껴진다.

 

구석기 시대의 인상파 화가를 닮은 그림이 더 원시적으로 보이는 신석기시대의 기하학적 양식보다 더 먼저 그려졌다

 

 

 

 

구석기 시대의 이 화풍은 '자연주의'라고 불린다.

이들의 자연주의는 자유분방하고 재기 넘치며 거의 인상주의적이라 할 만한 수법에까지 이르는 예술이다.

 

이 시대의 소묘의 정확성은 비상한 숙달의 경지에 이르러 점차 그리기 어려운 자세나 각도에서

순간적인 신체의 움직임과 몸짓에 이르기까지 더욱 대담한 생략과 중첩의 기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 시대의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린다.

이 시대의 예술가들은 감각에 충실한다.

 

 

 

 

구석기시대 자연주의 미술의 특징은, 근대 인상주의가 출현하기까지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직접적이고 순수하며 어떠한 이지적인 작용이나 제약도 받지 않은 형태로 시각적 인상을 재현하고 있다.

 

 

 

 

이 시대 이후 이런 화풍은 1800년대에 이르러 드가와 로투렉에 의해서 다시 생긴다.

 

 

구석기시대의 화가는 아직도 그가 실제로 보는 바를 그린다.

어떤 특정한 순간에 한눈으로 포착할 수 있는 것 이상은 그리지 않는다.

 

 

 

 

이 예술의 작가들은 한 곳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집단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떠돌아 다니며 채집 또는 노획을 하던 원시적 수렵민들이다.

 

 

이들은 소수집단으로 나뉘어 살았을 것이며 원시적 개인주의 성격을 띈 집단이었을 것이다.

 

 

순전히 실용적인 활동이 삶의 전부였던 이 시대에는 만사가 생존을 위한 노력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음이 분명하다.

 

 

 

예술이라고 해서 식량 조달과 무관한 어떤 다른 목적에 이바지했으리라고 가정할 만한 근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예술은 마술적 행위의 수단이었으며 이러한 수단으로서 철두철미 실용적이고 순전히 경제적인 목표와

직결된 기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마술'이라는 개념과 '실용적'이라는 개념이 상충되는 듯 보이나 그렇지 않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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